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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역사와 현실
정직이 최선의 방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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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이슈 기자 작성일21-04-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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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평
교수

온석대학원대학교 신학과
(사)한국교회사학연구원 원장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the best policy)란 말이 있다. 요즘처럼 정직이란 말이 가치가 없어진 시대도 없는 것 같다. 금방 밝혀질 거짓말이 난무하고 이런 거짓말이 초등학교 아이들도 아닌,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삼부요인의 최고 우두머리들에게서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했을 때 그가 대통령에서 물러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사건 그 자체보다 대통령인 그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너무도 빨리 잊어버리는 우리의 민족성 때문이기도 하고, 자고나면 하루가 다르게 문제가 불거지는 우리나라의 상황 때문인지 어느새 벌써 잊혀져가지만 우리나라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이렇게 잊혀져서는 안 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는 자신이 몇 차례나 거짓말을 해 놓고도 그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다음에야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서 그랬다”는 변명으로 넘어갔다. 작금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 우리 사회의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이 했던 거짓말도 하나나 늘어놓기에 지면이 아깝고 입과 귀를 모독하는 셈이어서 거론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내로남불이나 조적조란 말이 시중에서 태풍처럼 유행할까?
삼권분립의 한 축이자, 법치주의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대법원장의 거짓말은 참 많은 우려를 불러온다. 당장 법원에서 범죄자들이 재판받을 때마다 대법원장을 들먹이지 않을까? “왜 거짓말 했냐”고 따지면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서 그렇다”는 대법원장의 변명을 그대로 들이대면, 법관은 무슨 말로 그의 죄를 치죄해야 할까? 증명하지 못해서 모르고 지나가면 그만이고, 밝혀져도 이런 식으로 변명하면 다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대법원장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셈이다. 거짓말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칠까? “거짓말이 왜 나빠요? 대법원장도 거짓말하는데 왜 우리한테만 거짓말하지 말라고 그래요?” 당신은 어린아이의 힐문에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우리나라에 힘 있고 말빨 있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마다 앞을 다투듯 거짓말을 하고 진실이나 사실을 왜곡하고, 사실이 밝혀져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되려 큰 소리를 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3.1운동이 일어났던 3.1절이 이미 지나갔다. 3.1운동을 맞을 때마다 당시 있었던 일본군 헌병대의 유명한 일화가 생각나곤 한다. 일제는 3.1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자 시위를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것과 더불어 3.1운동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비검속을 했다. 예비검속이란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역 앞 같은 곳에서 유력해 보이는 사람을 미리 붙잡아 구속 수감시켜 시위의 확산을 막는 인권탄압을 말한다. 예비 검속 대상 1호는 기독교인이었다. 3.1운동을 일으키고 확산시킨 주된 통로가 교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병대장은 시위의 확산을 막기 위해 역에서 보이는 기독교인들은 무조건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거짓말하면 어떻게 합니까?” 헌병대장은 질문한 자의 무릎을 차며 소리쳤다. “바카야로! 기독교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잖아!”
일제 강점시대 이전부터 일본제국의 우익단체 중 흑룡회가 가장 유명하다. 블랙 드래곤 요원들은 만주로 중국으로 시베리아로 다니며 일본 제국주의 정권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요인을 암살하고 밀정을 파견하는 등 일본 제국주의를 위한 초병의 역할을 다했다. 심지어 이들은 일본 군대도 마음대로 움직일 정도의 힘을 가졌고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대단한 엘리트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들이 보기에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를 위협하는 것은 중국의 막강한 인구나 지도자도, 서구 유럽도 아니었다. 이들이 보기에 가장 위험한 분자는 조선의 기독교인들이었다. 자신의 조국 일본을 사랑하는, 천황에 대한 불붙는 사명감으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눈으로 본 조선의 기독교인들은 하나하나 거대한 거인과 같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를 바 없었던 기독교인들이 흑룡회의 눈에는 손댈 수 없는 위대한 거인처럼 보였던 것이다.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천황을 넘어서 하나님께만 충성을 바치는 이 작은 식민지 사람들이 거대한 거인처럼 느껴졌다는 것을 조선의 기독교인들은 알았을까? 아니다. 이들은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았을 따름이었다. 그런데 대척점에 선 이들의 눈엔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거인처럼 투영되었던 것이다. 왜, 정직을 최상의 방책이라고 했을까? 우리 눈에 보기엔 당장의 권력이, 당장의 거짓말이, 수단이, 왜곡이 국면을 주도하는 것 같고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진정한 승리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은 앞의 격언에 한 단어를 덧붙였다. "정직은 언제나 최선의 방책이다(Honesty is always the best policy)." 워싱턴은 ‘언제나, 항상’이라는 뜻의 Always를 덧붙였다. 거짓을 보며 감탄하지 말자. 악이 잘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지 말자. 다만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말씀을 새기며 정직하게 살자.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거짓으로 이룬 것은 아무리 화려해도 모래위의 성(城)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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